어느덧 가을입니다.
지나간 여름은 위대하였습니다.
태양 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눕히고
광야로 바람을 보내 주시옵소서.
일 년의 마지막 과실이 열리도록
따뜻한 남국의 햇볕을 이틀만 더
베풀어 주십시오.
과실이 익을 대로 잘 익어
마지막 감미가 향긋한 포도주에
깃들일 것입니다.
...
지금 혼자만인 사람은
언제까지나 혼자 있을 것입니다.
밤중에 눈을 뜨고 책을 읽으며
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.
나뭇잎이 떨어질 때 불안스러이
가로수가 나란히 서 있는 길을 왔다갔다
걸어 다닐 것입니다.
나뭇잎이 떨어집니다.
아슬한 곳에서 내려오는 양
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양
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집니다.
그리하여 밤이 되면 무거운 대지가
온 별들로부터 정적 속에 떨어집니다.
우리도 모두 떨어집니다.
여기 이 손도 떨어집니다.
그대여 보시라,
다른 것들... 만상이 떨어지는 것을...
하지만 그 어느 한 분이 있어
이 낙하(落下)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
어루만져 주십니다.
- R.M.릴케/가을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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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을 울립니다.
어제....창가에 흐르는 가을의 비를 보면서
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어...
그냥 훔친 눈물을 홀로 버리기가
너무나... 아까워
새벽편지 가족님과 나누고파...
오늘은 "비목"와....함께...
하루를 진하게 보내십시오.
오늘은 우셔도 됩니다.
- 가을의 하루는 진하기만 합니다. -
[출처] http://blog.naver.com/aka1978